익숙한 것
한참 딴생각을 하고 보니 이 길이 아니다... 오늘은 다른 곳에 약속이 있는데 여느때 처럼 나도 모르게 익숙한 길을 달리고 있다. 베개를 새로 샀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커다랗고 푹신한 베게에 머리를 누이고 잠이 들었다. 그러다 미끄러지고 버거운 느낌에 몇 번을 다시 깬다. 주섬주섬 낡아빠진 오래된 베게를 꺼내 다시 잠을 청한다. 익숙하고 오래된 것은 효율과 상식으로 환산이 안 되는 특별한 가치가 있다. 몸이 기억하고, 마음에 각인되어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익숙한 길도 물건도 사람도 그리고 사랑도 그러기까지 참 많은 반복된 마주침과 서로간의 다뤄짐의 시간이 있었지. 새로운 것의 짱짱함보다, 오랜된 것의 느슨함에 시선이 머물게 되는 날이다. 나로 인해 당신이 당신으로 인해 우리가 진짜 사랑하기를 꿈꾸며...
손PD의 사랑의 관한 단상
2018. 2. 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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