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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작가입니다.

 

초등학교 때 급식으로 우유가 나왔어요.

우유는 참으로 고통의 존재였습니다.

 

냄새만 맡아도 역했고, 겨울엔 찬 우유 때문에 머리가 깨질 것 같았으며,

가끔은 가방안에서 터져 책이 다 젖어버렸죠.

공부는 안했지만, 우유땜에 책이 다 붙어버리는 건 끔찍했어요.

 

게다가 급식우유가 참 맛 없었는데, 애들이 그러더라구요.

"ㅅㅇ우유는 더 비싼데 맛있어."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두둥~ 비밀의 문이 열리는 듯한 느낌이었죠.

'아, 이 00우유는 싸구려라 싱겁구나, 근데 왜 우리 학교는 이 우유를 먹는 거지? 비리가 있나?'

어처구니 없죠? 어린애가 뭐 그런 생각을 했을까요? 초딩 음모론자의 탄생인가?

 

이제와 생각해보니 우유가 싫었던 건 본능이었나 봅니다.

상한 음식을 먹으면 몸이 반응해 내보내는 것 처럼,

제 몸에 유당분해효소가 없었기 때문에 우유가 역했던 거죠.

심지어 아기 때 분유도 안먹었다고 하는데, 이것 역시 유당불내증 때문이었을거라고 추측합니다.

 

그런데 자라면서 우유가 땡길 때가 생기더라구요.

바로! 고구마를 먹을 때!

남들이 "고구마엔 김치지."라고 할 때도 저는 꿋꿋하게 "고구마엔 우유"를 외쳤고,

장트러블의 고통을 참아가며 고구마와 우유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삼십대 중반에 이르러, 저를 유당불내증에서 건져 올려줄 우유를 만나는데.

그것이 바로, 매일유업의 '소화가 잘 되는 우유'입니다.

유당분해효소(락타아제)가 들어있어서 유당불내증인 사람들도 편하게 마실 수 있어요.

 

문제는 소매점에서 보기 힘들다는 겁니다.

게다가 큰 마트에 가도 930ml 용량이 대부분이죠.

그래서 저는 고온살균한 '소화가 잘되는 우유' 190m를 벌크로 주문해서 마십니다.

장기보관이 가능하거든요. (실온에서 10주)

 

우유팩 안쪽이 알루미늄으로 처리 돼 있는 우유들 있죠?

그런 제품들이 고온살균한 우유예요.

 

일반우유는 소에서 짜낸 젖을 장시간 저온살균을 합니다.

그래서 좋은 균들이 많이 살아있는데,

고온살균우유는 높은 온도에서 단시간동안 균을 사멸하는 방식이라 장내유익균 마져 없죠.

번식할 균이 없기 때문에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건데요.

단백질이나 칼슘 같은 영양소의 차이는 없으니, '고온살균우유가 질이 떨어지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은 안하셔도 돼요.

영양학 시간에 책으로 배운거니까, 신뢰하셔도 됩니다.